민주당은 두 가지 집권 전략을 수립했다. 우선 87년 민주화이행 이후 3당 합당의 후계자이지만 이제는 내부 분열과 대중적 지지 약화로 동력이 떨어진 정당인 국민의힘을 내부로부터 파내오는 것이다. 이는 최종적으로 1990년 3당 합당구조의 해체, 혹은 민주당이 최종적으로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역3당 합당’으로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치지형에서 민주당이 중심(center)화되는 플랜이고 자유주의 헤게모니의 완성이다… 유세중에 이재명은 선거를 승리라고 하지 말고 ‘응징’이라고 부르자고 말했다. 혹은 ‘압도적인 승리’라고 말했다. 당선 자체가 아니라 세력관계 자체에 대한 언급인 것이다. 그 속에서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재명이 말하는 ‘진짜 대한민국’은 누구의 대한민국이고 어떤 것이 ‘진짜’ 일까? 분명한 것은 그가 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운 ‘진짜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에서는 경제성장 우선이고, 기업 중심이고, 정규직 우선 보호이고, 에너지와 AI를 위해서 환경의 파괴는 불가피하다면 감당하여야하는 것이다. 노동은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당신이 좌파라면 어떤 시점에서 어느 단계를 어느 장소를 전쟁터(arena)로 삼을 것인가?
법을 결정하는 정치적 의지는 일상적으로는 의회(혹은 궁중정치)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가장 최상위법인 헌법을 결정하는 정치적 의지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최초의 헌법을 만드는 힘, 이른바 제헌권력(constitutional forces)은 제도적으로는 제헌의회를 뜻하지만, 그러나 이 제헌의회조차도 그 이전에 그 제헌의회를 만든 힘들의 반영물일 뿐이다. 이 최초의 시원적 권력으로서의 제헌권력은 평화로운 타협과 계약의 산물이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이 힘은 전쟁(국제전, 내전)의 산물이었으며, 따라서 이 투쟁의 결과에 의해 만들어진 제헌의회는 그 제헌의회가 통치하려고 하는 공동체 내의 불평등한 세력 균형을 반영한다. 즉, 헌법이라는 최상위의, 그리고 최초의 계약은 ‘불평등한’(또는 홉스의 표현을 빌자면,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는) 계약이었다... 왜 헌법(법치)과 민주주의가 충돌하는가, 또는 헌정위기가 발생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여기에 있다. 즉 (제도화된)정치가 각 사회세력들 사이의 이해관계의 대립을 더 이상 완충하지 못하는 순간, 문서화된 형태로 정치를 규율하던, 정치의 외부에 존재하던 최초의 계약(헌법)은 정치와 충돌한다. 이것이 헌정위기의 본질이다.
연사가 강조한 것은 역사성, 경로의존성, 그리고 주체적 정세다. 이중 핵심은 ‘정세’라는 말이다. 정세는 전망이고, 정세는 전술이다. 그리고 현단계에서 정세는 ‘주체의 형성으로서 전술’이어야한다. 그는 이 논지를 12.3 계엄부터 이후 탄핵국면에서 나온 담론들, 전술들, 구호들에 대한 비판을 통해서 드러냈다. 왜 계엄탄핵국면에서 정세는 전술이 되지 못하였을까? 그는 이를 민주당부터 좌파까지 천편일률적이었던 계엄에 대한 이해, 독자적인 정치적 경로의 제출 실패와 연결하였다. 이어 그는 한국 계엄과 탄핵국면은 전지구적이고 한반도 지정학 지경학에 걸쳐있고, 다층적으로 정치경제학적이고 사회문화적이었다는 논지를 펼쳤다. 또한 이전의 그의 87년체제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87년체제의 뿌리와 6공화국에 대한 독창적인 논지를 제기하였다. 그리고 결론은 의미심장하다.
– 일시: 2025. 6.14 (토) 오후 2시– 5시30분 – 장소: 서울 강북노동자복지관 5층 강당 – 주최: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 민주법연(민주주의법학연구회)
계엄과 탄핵국면을 지나면서 법과 정치의 관계, 그리고 그 속에서 공화국의 의미에 대한 성찰이 어느때보다 요구되고 있습니다(여기서 ‘공화국‘은 열린 공화국입니다). 이번에는 민주주의법학연구회와 공동주최로 엽니다. 날자는 6월14일 토요일입니다. ‘법과 정치, 그리고 공화국의 미래‘에 대한 연구자들의 발제를 듣고 함께 토론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