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의 파업 상황을 UAW의 관점에서 진단하면 자본가들의 ‘노동착취’이며, Teamster의 관점에서 해석하면 ‘세계화’와 ‘금융화’의 폐해가 된다. UAW에게는 이럴 때 노조편에 서서 파업 피켓라인에 동참해주는 대통령이 ‘진보’이며 ‘좌파’이고, Teamster에게는 애초에 이같은 상황을 만든 것이 현재의 정치권 전부이기 때문에 이들을 일소하고 세계화와 은행들을 척결해야 한다는 식이다… 결국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여지는 미국 노동조합들의 모습은 ‘이익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서로 다른 어떤 레토릭을 쓰던지간에, 그들은 결국 이익집단정치를 구사하는 것이다. 그들은 ‘자본(가)’에 맞서 싸울 의지도 이론도 없으며 ‘자본주의’를 폐기할 의사도 없다. 그리고 이들은 이같은 자신의 노골적인 비계급적 의식을 ‘좌파’라고 부르거나 혹은 ‘인민주의’라고 짐짓 부른다.
한화오션이 이렇게 지난 9월9일 추락사에 대해서만 유독 발빠르게 대처하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이번 비극적인 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 나가지 못할만큼 직접적인 관련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우조선도 현재 한화오션도 조선하청지회는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산재사고 현장 조사 참여를 불허했다. 조선소에서 산재사고로 죽음에 이르른 노동자 태반이 사내하청노동자인데 그 노동자들의 대표조직인 조선하청지회가 ‘당사자가 아님’이라면 도대체 누가 당사자일 수 있나? 조선하청지회가 현장 선전을 할 때 노동자들에게 늘 하는 마지막 인사가 있다 : ‘오늘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투쟁!’ 이 인사말이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삶이고 현실이다.
자본의 위기는 이제 ‘자본주의의 위기’가 아니라, 보편적 위기, 더 나아가 인류의 위기 혹은 전지구적 위기로 자신을 내세운다.. 물론, 현재의 ‘기후 위기’ 또는 ‘생태 위기’가 근거가 없다거나, 또는 자본가 계급이 주도하는 프로젝트에 불과할 뿐이며, 따라서 노동자 계급이 나설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본의 위기 속에서 자본은 어떻게 자신을 재구성하고 있으며, 거기에 ‘대중’은 어떻게 동원되는가 혹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끌어지는가를 먼저 명확히 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자본주의 위기의 본성과 그 위기의 역사들, 그리고 그에 대응한 인간들의 행동과 실패들을 성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본주의적 파국주의는 자본주의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자본주의적 파국주의는 자본주의 세계체제가 자본과 인간 및 비인간적 본성의 신진대사 관계를 극적이고 비대칭적으로 파국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생태 아파르트헤이트의 지지를 받아 당분간은 "작동"할 수 있는 재구성이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8월 17일 펜실베니아 선거 유세에서 “언론인은 인민의 적”이라고 선언했다. 그 이유는 물론 자신에 대해 가짜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는 개인적 불만이기는 했지만, 그러나 그의 주장이 미국 대중들에게는 충분히 먹혀든다. 미국 언론의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정당 소속에 따라 언론에 대한 신뢰도 격차가 크게 난다는 것은, 언론이 전달하는 ‘팩트’가 힘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론이 주장하는 팩트가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든, 혹은 언론 소비자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기’ 때문이든, 언론은 더 이상 ‘팩트’의 ‘전달자’로서의 신뢰성을 상실했다.
비정규노동의 기원과 본격화라는 역사가 87년이후 민주화이행이후 한국 자본주의와 국가(민주주의)의 동맹, 그리고 민주노조운동의 등장과 성격과 관련된다면 비정규노조운동의 역사는 과연 본격화된 비정규노동에 대해서 민주노조운동은 어떻게 투쟁하고, 조직했고, 현주소는 어떤가를 살피는 것입니다. 이는 강의 소개에서 말한대로 "통렬한 지적"이자, 동시에 "내재적 비판"을 하고, 미래를 도모할 실마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